[여의도풍향계] 몸 푸는 여야 잠룡들…빨라진 대권 시계
[앵커]
최근 여야 차기 대권 주자들의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등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일찌감치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등 존재감 부각에 공을 들이는 모습인데요.
달아오르고 있는 잠룡들의 경쟁, 이승국 기자가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다음 대선은 2022년 3월 9일 치러집니다.
아직 2년 가까이 남았지만, 차기 대권을 꿈꾸는 이른바 '잠룡'들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분주합니다.
먼저 여권 쪽을 보면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합니다.
기본소득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건 이재명 경기도지사입니다.
2016년 성남시장 시절 전국 최초의 기본소득 개념인 '청년 배당' 정책을 도입했던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수요를 보강해 경제 선순환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합니다.
"(저는) 재정 여력이 되는 범위 내에서 소액으로 먼저 시작해보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효용이 크면, 경제 효과가 크면 그때 비로소 증세해서 확대해나가자는 단계적 도입을 주장하는데…."
차기 대권 주자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SNS에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한다"며 "재원 확보 방안 등을 점검하자"고 밝혔습니다.
논쟁에 참전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본소득에 앞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도입이 우선이라고 주장합니다.
코로나19발 고용 한파가 몰아치는 지금, 가장 시급한 건 고용 안전망이라는 겁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분들, 바로 이런 취약 계층이거든요. 그래서 고용 안전망 확충이 지금보다 절박한 적은 없다, 그래서 이것부터 먼저 해야 된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역시 박 시장과 같은 입장입니다.
"사회 안전망 강화 없는 기본소득은 본말전도"라며 "고용보험 확대라는 사회적 합의 틀 위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진지한 논쟁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기본소득과 함께 요즘 여권 잠룡들의 가장 큰 관심은 당권 향방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새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권을 발판 삼아 대권을 노리는 이낙연 의원에 대한 견제가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당 대표 출마 결심을 굳히고 선언 시기를 조율 중입니다.
"(출마한다는) 그 보도가 대체로 맞더라 이 말입니다. 그 보도를 보시면 돼요."
이른바 '대세론'을 타고 순항하는 것 같던 이 의원에게 여권의 또 다른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당 대표에 당선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며 배수진을 쳤습니다.
차기 대선 불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 당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겁니다.
다음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임기를 7개월 밖에 채울 수 없는 이낙연 의원의 약한 고리를 김 전 의원이 정면으로 겨냥하자 당권 경쟁자인 홍영표 의원도 "대권 주자의 당권 도전은 신중해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렸습니다.
여권 못지않게 최근에는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사들의 행보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재정비에 나선 것과 맞물려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팬카페에 올린 영상에서 "반드시 보수 진영의 단일 후보가 돼 민주당 후보를 이기겠다"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 이게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입니다."
역시 차기 대선 출마 뜻을 밝힌 홍준표 통합당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현안에 대한 생각을 꾸준히 밝히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기본소득에 대해선 "본질은 사회주의 배급제"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뒤 사저 마련과 관련해선 "더 낮은 자세로 하산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야권 재편 시나리오가 등장할 때마다 거론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운을 띄운 기본소득에 대해 보조를 맞추며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입니다.
"사회 불평등이 존재할 때 정부의 가용 복지 자원이 어려운 계층에게 우선 배분돼야 한다는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 방안을 집중 검토해나가고자 합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2년을 살아야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반대로 김종인 위원장과 각을 세웠습니다.
"용병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바로 우리에 의한 승리여야 된다, 담대한 변화를 주도해왔던 바로 그 보수의 유니폼을 입고 승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20대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1년 9개월 정도입니다.
멀다면 멀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큰 꿈을 꾸는 잠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차기 대선판이 벌써부터 달아오르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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